구룡저수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한번 둘러보다가 어떤 분이 양동이를 들고 나이게 인사를 한다.
‘낚시 욌습니까? ‘
‘아니요. 백패킹 욌습니다. ‘
‘이 추위에 대단하네요. ‘
이렇게 대화하다 보니 구룡저수지를 지나 초입 부분에 강아지들이 있는데 그 강아지들의 주인이었다.
‘강아지들이 참 이쁘네요’
‘이 녀석들은 진돗개입니다. ‘
그렇게 진돗개라는 걸 알고 나니 더 멋있어 보였다.
트레킹을 하다 보니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서두르지 말자’이다.
빨리 가려고 서두르다 보면 빨리 지치고 다리가 아프다. 그래서 주문을 외우듯이 천천히 오르자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길을 나섰다.
서서히 오르다 보니 정상에 다다랐다.
지난번에 트레킹으로 다녀왔던 곳이라 쉽게 오를 수 있었다. 경치는 좋은데 주변에 죄다 무덤가이다. 그렇다고 무서운 건 아니다. 다만 혼자라서 약간 심심할 뿐이다.
정상에 도착해서 자릴잡고 텐트를 쳤다. 날이 추울 것 같아서 타프를 터널형을 덮었다. 잘한 것 같다.
오늘은 새로 산 침낭을 테스트하고자 왔다. 페더다운 1500 동계용인데 매번 미군 4p 침낭만 사용했는데 생각보다 가볍고 따뜻하다.
저녁이 되니 기온이 더 내려갔다. 스마트폰으로 현재 기온은 영하 7도인데 아마도 이곳은 더 추워서 영하 10도 정도 되지만 텐트 안에는 그리 춥지 않았다.
바람이 많이 부는 것 같아 계속 거센 바람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내가 텐트를 친곳은 바람이 닿지 않다보다 자릴 잘 잡았다.
바람이 거세게 부니 나무에서 동물소리를 내고 있다. 나무가 휘면서 내는 소리 약간 겁이 났지만 이해를 하고 나니 무섭지 않다. 나무밑이라 낙엽이 텐트로 떨어지면서 문을 두드린다.
나는 캠핑하면서 글쓰기를 좋아한다. 생각도 깊어지고 사색에 빠지면서 나만의 세상을 그려본다.
동계 백패킹이라서 보온에 신경을 써야만 했다.
오늘 백패킹의 배낭을 털어보면 다음과 같다.
배낭 80리터, 3 개절 저렴이 1.5인용 텐트, 페더다운 1500 동계용 침낭, 우모복, 에어매트, 발포매트, 타프, 베개, 물 2리터, 주전자, 보조배터리, 가스스토브, 부탄가스, 나이프, 접톱, 핫팩 3개, 렌턴 2개, 컵라면, 커피, 직접 만든 빵, 에너지바 외 과자 4종
이 정도 준비하고 왔다.
다른 사람들은 맛있는 것을 많이 먹지만 나는 생각보다 많이 먹지 않는다. 그리고 몇 번 백패킹을 다녔다고 불필요한 것들은 가지고 오지 않아서 가볍게 왔다. 또한 백패킹은 침낭만 좋으면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처음으로 하는 동계 백패킹 춥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것 같고 다음엔 혼자 오기보다는 지인과 같이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다음 날 아침에 해돋이를 보려고 확인을 해보니 아침 7시30분 정도에 해가 뜬다고 한다. 그리곤 12시에 잠을 잤는데 새벽 4시 50분 정도에 눈이 떠졌다. 춥지는 않았지만 두 시간 이상을 기다리려고 하니 할 일도 없어서 해돋이는 다음에 보는 것으로 하고 철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영하 12도의 날씨인데 그리 춥다는 느낌이 없었다. 천천히 정리를 하고서 산에서 내려오니 6시 20분 정도 되었고 집에는 7시에 도착을 하였다.
지인들에게 생존신고를 하고 동계 백패킹을 마무리하였다.
극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추운 겨울을 경험을 해보았고 침낭을 테스트 하기 위한 기회였는데 생각보다 따뜻한 침낭이었다. 참 잘 구입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백패킹을 둔주봉을 가려도 계획을 했지만 날이 너무 추워서 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 그래도 나와 약속을 했기 때문에 가기로 결정을 하였고 둔주봉은 다음 기회로 하고 가까운 곳에서 하기로 하여 구룡저수지 이름 모를 산에서 동계 백패킹을 하게 되었다.
카톡으로 나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지인들의 응원과 걱정 속에서 잘 해왔고 스스로도 잘했다고 지지하고 격려하였다.
'참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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